AI는 신조어를 얼마나 잘 이해할까? 챗봇·번역기·AI 스피커의 언어 인식력 테스트에 대해 알아볼게요.

AI는 신조어를 모른다? 알고 보면 꽤 똑똑한 인공지능의 학습 방식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AI)은 딱딱하고 고루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 애들’ 사이에서 쓰는 신조어, 밈(Meme), 줄임말 같은 비표준 언어에 대해서는 “AI가 이해 못 한다”는 편견이 많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AI가 언어를 이해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층적입니다. 대표적인 챗봇(AI 대화형 모델), 번역기, AI 스피커(예: 구글 어시스턴트, 네이버 클로바, 애플 시리)는 사전 정의된 룰 기반이 아니라, 대부분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방식을 통해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이때 사용되는 데이터는 단순한 사전이나 논문이 아니라, 뉴스 기사, 소셜미디어, 위키백과, 커뮤니티 게시물 등 현실의 언어가 반영된 방대한 말뭉치입니다.
즉,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갓생’, ‘짬바’, ‘현타’, ‘뇌절’ 같은 말을 많이 쓰면 쓸수록, AI는 그 단어의 패턴과 맥락을 분석해 어느 정도 의미를 추론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학습 방식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신조어는 너무 빠르게 바뀐다
의미가 맥락에 따라 유동적이다
의도된 오타나 패러디가 많다
예를 들어 ‘철벽녀’는 ‘연애에 관심 없는 여성’이라는 의미지만, 단어만 놓고 보면 ‘철과 벽과 여자’라는 난해한 조합입니다. AI는 이런 식의 유추가 가능해야 진짜 인간처럼 신조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어 그 자체보다 문장 속 쓰임, 주제 흐름, 반복적 사용 맥락이 AI의 이해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챗봇, 번역기, AI 스피커별 신조어 이해력 실험
직접 실험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아래는 동일한 신조어 문장을 여러 종류의 AI에 입력하고 반응을 비교한 사례입니다.
테스트 문장:
“요즘 완전 뇌절 콘텐츠라 진심 현타 옴ㅋㅋ”
1) AI 챗봇 (예: ChatGPT, Bing Copilot 등)
→ 대부분의 고성능 챗봇은 “뇌절 = 과유불급”, “현타 = 현실 자각 타임”이라는 의미를 정확히 설명하며, 이를 활용한 새로운 예문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최신 모델은 유행어 변천사까지 설명 가능.
결론:
✅ 맥락 이해도 높음
✅ 뜻 설명 가능
✅ 대화 맥락에 맞는 재활용 능력도 우수
2) AI 번역기 (예: Papago, DeepL, Google Translate)
→ 번역기의 경우, 문맥 번역보다는 단어 단위 직역에 가깝기 때문에 ‘뇌절’을 'brain cutoff', '현타'를 'reality shock'으로 번역하거나 아예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DeepL이 상대적으로 더 자연스럽게 표현.
결론:
⚠️ 신조어 해석 불안정
⚠️ 의역은 가능하지만, 유행어는 맥락에 따라 누락되기도
3) AI 스피커 (예: Siri, Bixby, Alexa 등)
→ 음성 인식 단계에서부터 오류가 생기기 쉽습니다. ‘짬바’, ‘지렸다’, ‘아 ㄹㅇ ㅋㅋ’ 등은 올바르게 음성으로 입력되지 않거나 무시됩니다. 또한 스피커는 대부분 대화형 명령 수행 목적이기 때문에 유행어 자체에 대한 이해는 거의 없습니다.
결론:
❌ 신조어 이해력 낮음
❌ 패턴 외 대화 불가
❌ 대화형 유희 불가
요약하자면:
| 시스템 | 신조어 이해도 | 실용성 | 대응 능력 |
| 챗봇 | 매우 높음 | 대화형 콘텐츠 가능 | 우수 |
| 번역기 | 중간 | 일부 의역 가능 | 불안정 |
| 스피커 | 낮음 | 거의 불가 | 낮음 |
신조어 대응 AI 개발, 가능성과 한계
앞으로 AI는 얼마나 더 신조어를 잘 이해하게 될까요? 기술적으로는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GPT-4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은 학습이 빠르고,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신조어 반영 속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AI 번역기나 음성비서 역시 사용자 로그 데이터, SNS 트렌드 분석, 커뮤니티 키워드 추출 알고리즘 등을 통해 실시간 업데이트 기능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AI 기업은 신조어 전용 말뭉치를 만들어 Z세대 언어 대응 챗봇을 연구 중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신조어의 뜻이 유동적이다: 예를 들어 ‘지렸다’는 긍정(대박)과 부정(실수했을 때) 모두 쓰이므로, AI가 문맥을 정밀하게 해석하지 못하면 오류 발생.
지역·계층·세대별 언어 코드 차이: 같은 단어라도 서울과 지방, 고등학생과 직장인, 남성과 여성 집단 간 해석이 다를 수 있어 AI에겐 어려움.
도덕적 판단이 필요할 때: ‘노답’, ‘틀딱’, ‘흑형’ 등 혐오에 가까운 신조어는 AI가 단순히 뜻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과 윤리성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더 정교한 알고리즘이 필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의 성능이 아니라, 인간이 신조어를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함께 이해하도록 돕는 데이터 설계와 피드백 루프입니다.
신조어, AI의 최후 난관?
신조어는 AI에게 가장 난이도 높은 언어 영역 중 하나입니다. 정형화되지 않았고, 빠르게 변하며, 사회문화적 의미가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진화를 거듭하며 ‘요즘 말’에 점점 적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GPT류 챗봇이나 하이엔드 번역기는 단어의 뜻을 넘어 맥락과 의도까지 고려하며 사용자와 소통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향후에는 Z세대의 언어뿐만 아니라 MZ세대, 실버세대, 지역 방언까지 통합하는 ‘언어 다양성 감수성’ 기반 AI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날이 오면, “AI가 요즘 말도 잘 알아듣는다”는 말이 더 이상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게 될지도 모르죠.